국악방송(사장 직무대행 김은하)은 우리 소리와 전통문화를 지켜온 명인·명창들의 삶을 기록하는 라디오 특집 '구술 프로젝트,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통해 채향순 중앙대학교 명예교수의 65년 춤 인생을 조명한다. 해당 특집은 오는 7월 6일(월) 저녁 9시 라디오, 7월 7일(화) 오전 9시 TV를 통해 각각 방송된다.
1956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채향순 명무는 다섯 살 무렵부터 '춤 신동'으로 불리며 무용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65년간 춤과 소리, 타악, 가야금을 두루 섭렵하며 악·가·무(樂·歌·舞)를 겸비한 명무로 성장해 왔다. 국가무형유산 승무·살풀이춤 이수자이자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 살풀이춤 전승교육사인 채향순 명무는 이매방류 춤의 적통을 이으며 전통과 창작을 아우르는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해왔다.
■ 타고난 흥, 신동이라 불리던 아이
채향순 명무는 유년기부터 음악이 흐르면 하루 종일 춤을 출 만큼 남다른 예술적 재능을 보였다. 대전국악원에서 기초를 다진 그는 9세 무렵 꼭두각시놀음 예능보유자 양도일 선생에게 설장구와 꽹과리를 사사하며 타악의 장단을 몸에 익혔다.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살풀이춤의 김란 선생과 스승과 제자의 연을 맺었으며, 각종 무용 대회를 휩쓸며 일찍이 '춤 신동'으로 인정받았다. 이후 장학생으로 국악예술학교에 진학한 채향순 명무는 한영숙 선생에게 춤을, 박귀희 선생에게 가야금병창을, 성우향 선생에게 판소리를 배우며 18년에 걸쳐 소리 공부를 병행했다. 이는 훗날 악·가·무(樂·歌·舞)를 모두 아우르는 그녀 예술의 토대가 됐다.
■ 스승 이매방을 만나다… 승무와 살풀이춤의 적통을 잇다
스물세 살에 이매방 선생을 찾아간 채향순 명무는 종로의 작은 단칸방에서부터 마포 연구소 시절까지, 몇 안 되는 제자들과 함께 매일 아침 출근하듯 연습실을 찾았다. 이매방 선생은 ‘나와 똑같이 추라'는 가르침 대신 제자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며 춤의 본질을 일깨웠고, 채향순 명무는 그 아래에서 강약과 엇박이 살아있는 대삼소삼(大三小三)의 호흡을 체득하며 승무와 살풀이춤을 차례로 익혔다. 이후 김천흥·박병천 선생에게도 가르침을 청해 정재와 진도북춤 등을 두루 익혔다. 이렇게 다져진 기량으로 1986년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무용 부문 장원에 오르며 스승으로부터 값진 첫 찬사를 받았다.
■ 전통을 넘어 창작으로 춤의 새 지평을 열다
채향순 명무는 탄탄한 전통을 기반으로 창작 무용의 지평도 넓혔다. 서울예술단 시절 박병천 선생의 고증을 받아 안무한 데뷔작 ‘물의 소리 춤-연신풍장’은 9명의 무용수가 2시간 동안 무대를 떠나지 않고 가무악을 풀어내는 작품으로 스미스소니언 박물관과 케네디센터 등 세계 무대에서 호평을 받았다. 2013년 발표한 ‘사당각시’는 대한민국 무용대상 대통령상과 KBS 국악대상 무용 부문 대상을 동시에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무용수가 직접 북을 밀고 나오는 ‘풍고춤’은 채향순 명무가 고안한 독창적 양식으로 각종 큰 행사에 잇따라 초청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 후학 양성과 세종전통예술진흥원… 전통의 맥을 잇는 또 다른 길
백제예술대학과 중앙대학교에서 30년 가까이 교육자의 길을 걸어온 채향순 명무는 제자들에게 늘 장단 공부를 최우선으로 강조한다. 좋은 춤은 장단 속에서 비로소 만들어진다는 믿음 때문이다. 동시에 “내 춤을 추되 너만의 색깔이 있어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제자들에게 모방이 아닌 자기만의 예술을 찾도록 독려했다.
현재 (사)세종전통예술진흥원 이사장으로서 콩쿠르·교육·공연 세 영역을 아우르는 세종대왕전통예술경연대회를 12년째 이어오고 있는 채향순 명무는 “내가 가진 것을 제자들이 마음껏 가져갔으면 좋겠다”며 평생 쌓아온 예술을 다음 세대에 전하려는 마음을 전한다. 이번 '구술 프로젝트, 남기고 싶은 이야기'에 담긴 그의 65년 여정은 전통을 지키는 것이 곧 전통을 살아있게 만드는 길임을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이 될 것이다.
한편, 국악방송 라디오는 서울·경기 FM 99.1MHz를 비롯해 광주, 대전, 대구, 부산, 전주 등 전국에서 청취할 수 있다. TV 채널은 KT 지니TV(251번), SK브로드밴드 Btv(268번), LG유플러스(189번), LG헬로비전(174번) 등을 통해 시청 가능하다.